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직장인이 2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가 사상 처음으로 6만 명을 돌파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부모 3명 중 1명 이상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정도로 제도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육아휴직 격차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과제로 남았다.
① 전체 육아휴직자 4% 증가…남성 사용자 18.3% 급증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총 20만6226명으로 전년 대비 4.0%(8008명) 증가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6만117명으로, 전년보다 18.3%(9313명)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은 전년 25.6%에서 29.2%로 확대됐다.
반면 여성 육아휴직자는 14만6109명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으며, 전체의 70.8%를 차지했다.
② 출생아 부모 3명 중 1명 육아휴직 사용
2024년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72.2%로 여전히 압도적이었으나 소폭 하락했고, 남성은 10.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또한 새로 집계된 ‘출생 후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3년 출생아 기준 43.7%로, 출산 직후 육아휴직 활용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③ 자녀 연령 따라 달라지는 육아휴직 시점
자녀 연령별 육아휴직 사용 시점에도 성별 차이가 뚜렷했다.
- 여성 : 자녀 0세 시기 육아휴직 비율 83.8%
- 남성 : 자녀 6세(18.0%), 7세(15.4%) 시기 사용 집중
이는 남성들이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맞춰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④ 연령·산업별 현황…공공·대기업 중심
연령대별로 남성은 35~39세가 가장 많았고, 여성은 30~34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산업별로는 남성은 제조업, 여성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비중이 가장 컸으며, 공공행정 분야 역시 남녀 모두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와 서울이 가장 많았고, 인천과 전남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⑤ 여전한 ‘육아휴직 양극화’…중소기업은 사각지대
육아휴직 확산에도 불구하고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는 여전히 뚜렷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남성의 67.9%는 종사자 300명 이상 대기업 소속이었다.
반면 4명 이하 소규모 사업장 소속 남성 육아휴직자는 4.3%에 불과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역시 대기업은 12.5%인 반면, 4명 이하 사업장은 6.2%로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데이터처는 “남성 육아휴직 증가로 제도 정착은 가속화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장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