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다시 만났지만 용산공원 개발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습니다. 김윤덕 장관은 훼손된 용산공원 일부 부지에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오세훈 시장은 용산공원 본체 부지는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 개발에는 정부가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후속 논의가 주목됩니다.
김윤덕·오세훈, 주택 공급 논의했지만 합의 불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서울 정동에서 만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만난 것은 지난 20일 이후 6일 만으로, 수도권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면담에서 양측은 여러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날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김 장관은 면담 이후 “주택 공급 확대를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시장 역시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양측이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이번 만남이 주택 공급 협의를 중단하는 의미라기보다는 쟁점을 확인하고 다음 논의를 준비하는 과정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용산공원 개발 놓고 정부와 서울시 입장 차이
이번 협의에서 가장 큰 쟁점은 용산공원 개발 문제였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 아니라, 이미 훼손된 일부 부지를 제한적으로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하자는 입장입니다.
김윤덕 장관은 용산공원 내 장교숙소로 사용되는 곳 등 기존에 훼손된 부지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을 검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용산공원 전체 부지를 대상으로 주택 개발을 추진한다는 오해는 해소됐다고 밝혔지만, 서울시와의 의견 조율 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용산공원 개발 자체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본체 부지 전체는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을 김 장관에게 다시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양측의 차이는 주택 공급 필요성 자체보다는 공급 대상 부지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집중돼 있습니다. 정부는 훼손된 일부 부지의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서울시는 용산공원의 본체 부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원칙을 앞세우고 있어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서울시가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는 대안으로 검토
용산공원 대신 서울시가 정부에 제안한 곳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탄천물재생센터입니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부의 목표를 고려하면서도 용산공원은 보존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해당 부지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윤덕 장관은 탄천물재생센터에 대한 자료를 서울시로부터 받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정부가 해당 부지를 구체적인 주택 공급 대상지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시가 제시한 대안을 국토부가 검토하겠다는 점에서 후속 협상의 새로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장관은 현재 탄천물재생센터와 관련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며 오 시장에게 자료를 요청했고, 서울시가 이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관련 자료를 전달받은 이후 사업 가능성과 주택 공급 규모 등을 검토하는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향후 주택 공급 협상에서는 용산공원 자체의 개발 여부뿐 아니라 서울시가 제안한 대체 부지가 실제 공급 후보지로 검토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전망입니다.
7만3000가구 공공택지 확보도 남은 과제
이번 논의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라는 더 큰 정책 목표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정부는 앞서 ‘8·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총 10만 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지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2만7000가구 규모의 부지는 이미 발표됐지만 나머지 7만3000가구가 들어설 부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의 협의 결과가 향후 미공개 공공택지 후보지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김윤덕 장관은 서울시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남은 7만3000가구 물량이 경기도 지역에만 포함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논의를 더 진행한 뒤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용산공원은 처음부터 8·13 대책에서 발표한 7만3000가구 물량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용산공원 문제가 현재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공공택지 물량 전체와 직접 연결된 사안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목표를 유지하면서 서울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후보지를 추가로 찾는 동시에 서울시와의 협의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음 만남에서 합의점 찾을 수 있을까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시장은 빠르면 다음주 다시 만나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오 시장은 약 1주일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다음 협의에서는 여러 현안에 대해 한꺼번에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다음 협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탄천물재생센터에 대한 검토 결과입니다. 서울시가 관련 자료를 정부에 전달하고 국토부가 이를 살펴보게 되면 실제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지인지, 어느 정도 규모의 공급이 가능한지 등을 둘러싼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용산공원 문제 역시 여전히 해결해야 할 핵심 쟁점입니다. 정부는 훼손된 일부 부지의 제한적 활용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 전체를 보존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양측이 어느 수준에서 접점을 찾을지가 중요합니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 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서울시가 강조하는 도시 공간의 보존 원칙도 고려해야 합니다.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시장이 다음 회동에서 용산공원과 탄천물재생센터를 비롯한 대체 부지를 놓고 어떤 조정안을 내놓을지, 그리고 미공개된 7만3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후보지 논의가 어떻게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주요 관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