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여권 안팎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외부 인사들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씨 등 이른바 여권 스피커들이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여준 행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김민석 민주당 대표 체제가 외부 목소리에 의존하기보다 집권여당 자체의 의제 설정과 책임 있는 의사결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민석 대표 체제 출범과 달라진 여권 스피커의 위상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한 가운데 여권에서 오랫동안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외부 인사들의 정치적 존재감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강한 팬덤을 기반으로 진보 진영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유시민 작가의 최근 발언들이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맞물리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유시민 작가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을 분석하는 이른바 ABC론을 시작으로 증축·재건축론, 이재명 정부 필패론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한 비판적인 메시지가 강해졌고, 여권 내부에서는 그의 발언이 단순한 정치평론을 넘어 당내 특정 세력에 힘을 보태는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김민석 대표가 새 지도부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외부 스피커들이 민주당의 당심과 정치적 방향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와 같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원들의 선택이 외부 여론과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 전당대회를 통해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유시민의 연이은 발언, 왜 논란이 됐나
유시민 작가는 지난 6월 말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아파트 증축과 재건축에 빗대어 설명했다. 당시 그는 지지자들이 증축을 원하지만 대통령은 입주자 동의 없이 재건축을 하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후 지난달 15일에는 구독자 285만명의 유튜브 채널인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취지의 평가까지 내놨다. 이전보다 수위가 높은 비판이 이어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그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일부 여권 인사들은 유시민 작가의 평론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정청래 의원을 측면 지원하는 효과를 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러한 외부 메시지가 당원들의 선택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당대회 결과 두고 ‘외부 스피커의 한계’ 평가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1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청래 의원 측이 펼친 캠페인과 관련해 유시민 작가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그는 정청래 의원 측의 판단에 유 작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면서, 유 작가가 내놓은 이재명 정부 관련 비판이 호남의 정치적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특히 박 전 의원은 유시민 작가의 ‘필연적 실패의 길’이라는 표현을 강하게 비판하며, 호남에서 이러한 메시지를 그대로 두지 않겠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이는 유 작가의 발언이 단순히 정부에 대한 비판을 넘어 당내 권력 구도와도 연결돼 받아들여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전당대회 결과만으로 특정 인사의 발언이 당원들의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여러 후보의 공약과 당내 평가, 지역별 민심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는 평가는 전당대회 결과를 계기로 외부 정치평론가의 영향력을 다시 바라보자는 차원에 가깝다.
김어준 영향력도 달라질까
김어준씨 역시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정치적 역할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씨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힘을 싣기보다는 모든 후보를 인터뷰하는 등 비교적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김민석 대표 체제에서 김어준씨와 그의 유튜브 채널이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있다. 김씨는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핵심 지지층의 이탈에서 찾으면서 보다 선명한 개혁 노선을 주문해왔다.
김어준씨와 김민석 대표 사이에는 과거부터 정치적 이견이 있었다. 김민석 대표가 국무총리였던 시절 방미 문제와 서울시장 여론조사 포함 여부 등을 둘러싸고 대립한 전례가 있어,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 출범 이후 두 사람 사이의 관계 역시 정치권에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어준씨가 각 후보를 두루 인터뷰한 것은 과거와 다른 접근으로 볼 수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외부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이 당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 외부 평론보다 자체 책임론 커져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외부 정치평론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야당 시절에는 유튜버나 평론가, 외부 지지층의 목소리가 정치적 동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부와 여당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는 정책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당이 직접 져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남준 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비판하며 집권여당은 적을 늘리는 정치가 아니라 성과를 만드는 정치로 답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외부에서 나오는 평가에 반응하기보다 실제 국정 성과로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권 관계자 역시 정부와 여당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내놓는 정치평론에 일희일비해서는 여당이 제대로 일을 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결국 김민석 대표 체제가 앞으로 어떤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느냐가 외부 스피커들의 영향력 변화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체제의 향후 과제
새롭게 출범한 김민석 대표 체제에서 중요한 관심사는 당이 외부 목소리와 어떤 거리를 설정할 것인지다.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씨처럼 진보 진영에서 상당한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의 발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집권여당이 외부 여론에 따라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과 관련해 당원과 지지층 내부에서 다양한 요구가 나오는 만큼 민주당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중요하다. 선명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김민석 대표가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민주당 내부에서 외부 정치 스피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김민석 대표가 당내 의견을 직접 조율하고 정책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외부 평론가나 유튜버의 정치적 영향력 역시 자연스럽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당내 갈등이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이 커질 경우 외부 스피커들이 다시 지지층의 여론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따라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 체제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당원과 지지층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집권여당의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을 보여줄지, 그리고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씨 등 여권 스피커들의 위상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질지는 향후 민주당의 행보를 지켜볼 주요 관심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