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 사고가 단순 집중호우가 아닌 ‘부실시공과 관리 부실’이 겹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시공사와 감리, 부산교통공사 관계자 등 총 8명을 검찰에 송치하며 공사 전반에 심각한 안전 관리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부산 사상~하단선 공사장서 대형 땅꺼짐 발생
사고는 지난해 9월 21일 오전 부산 사상구 새벽로 일대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로 곳곳에서 대형 땅꺼짐 현상 2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2대가 파손됐고, 운전자 1명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집중호우만 원인 아냐”…부실공사 정황 확인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와 감리, 시공사·하도급업체 관계자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단순한 폭우 외에도 공사 과정 전반의 부실 시공과 안전 관리 소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하수 유입을 막는 핵심 공정인 차수 공사에서 심각한 문제들이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무자격 업체 품질검사…차수재도 부실 시공
수사 결과 하도급업체는 무자격 업체에 차수 품질검사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차수재를 부적절하게 주입하고, 차수 성능을 떨어뜨리는 공법까지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흙막이 임시 시설 관리 부실 역시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흙막이 접합부 이격, 배수로 규격 축소, 토류판 고정 미흡 등의 문제도 확인됐다.
부산교통공사·감리도 관리 책임 지적
경찰은 부산교통공사와 감리 측 역시 품질·안전·시공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공사 전반의 안전 관리가 느슨했던 만큼 발주처와 감리 책임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번 수사는 부산시 감사위원회 감사와 시민단체 고발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경찰은 압수수색과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혐의를 확인했다.
“더 큰 사고 막아야”…법 개정까지 추진
경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기술진흥법에는 차수 품질검사 과정에서 발주청과 감리의 참여 의무 규정이 없어 무자격 업체가 개입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관련 법령 개정을 관계기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 땅꺼짐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사고를 막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지하 공사 땅꺼짐 사고에 시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건설 현장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