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 공급 검토, 용산 개발 계획 어디까지 왔나

정부가 서울 도심의 대규모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용산 개발 계획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미군기지 반환 부지 개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용산공원까지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서울 도심 주택 공급과 공원 보존을 둘러싼 논의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대규모 개발의 중심
용산 개발 계획에서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히는 것은 용산국제업무지구다. 과거 철도차량 정비창으로 사용됐던 약 46만㎡ 규모의 유휴부지를 국제업무시설과 주거, 상업, 문화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개발해 세계적인 융복합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대규모 부지라는 점에서 사업 자체가 갖는 상징성도 크다. 업무와 주거, 상업, 문화시설을 함께 배치해 새로운 도심 기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주택 공급 규모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시각에는 여전히 차이가 남아 있다.
주택 공급 물량 두고 정부와 서울시 이견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는 주택을 얼마나 공급할 것인지다. 서울시는 당초 6000가구 공급을 계획했지만 정부가 1만가구 공급 목표를 제시하면서 입장 차이가 나타났다. 이후 서울시는 8000가구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아직 최종적인 타협점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주거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국제업무지구라는 사업의 본래 목적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주택 물량만 늘리고 교통망이나 학교 등 생활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지 않으면 도심 난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2028년 말 착공 목표, 용산 개발 속도낼까
정부는 서울시와 용산구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착공을 2028년 말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주택 공급 규모를 둘러싼 의견 차이는 남아 있지만, 정부는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용산 개발 계획은 국제업무지구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남영역과 삼각지역 인근의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에서는 2500가구, 서빙고역 인근 미 501정보대 부지에서는 150가구 규모의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용산공원까지 주택 공급 후보지로 부상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용산공원 활용 방안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용산공원은 전체 면적이 약 300만㎡에 이르는 대규모 도심 공원녹지로, 특별법에 따라 관리되는 국가공원이다. 따라서 실제로 주택을 건설하려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곳은 공원 전체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어린이정원이다. 다만 정부는 특정 공간에만 검토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살펴보면서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있는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왜 정부는 용산공원에 주목하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어린이정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과 관련해 어린이정원이라는 좁은 범위가 아니라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는 정부의 검토 대상이 어린이정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울에서는 태릉골프장과 서리풀 등 일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도심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 효과를 낼 신규 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가 용산공원까지 검토 범위를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용산구 반대, 향후 핵심 변수는
용산공원 활용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큰 변수는 서울시와 용산구의 반대 입장이다. 두 지방자치단체는 용산공원이 갖는 도심 국가공원으로서의 상징성과 공원녹지의 효용, 미래 가치를 고려하면 주택 공급을 위해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법적으로 지방정부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더라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정치적 부담과 여론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서울시와 용산구,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얼마나 조율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지가 용산 개발 계획의 중요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어린이정원 주택 공급, 청년 공공임대 검토
정부는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어린이정원에 실제 주택 공급을 추진할 경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을 주요 공급 유형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은 한강벨트에서도 입지가 뛰어난 지역으로 평가되는 만큼,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청약 수요가 몰리는 상황을 피하면서 실수요자에게 주거 기회를 제공하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한다면 용산이라는 입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로또 청약’ 논란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현재 검토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방식, 대상 등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용산 개발 계획에서 주목할 부분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가 정부와 서울시 사이에서 어떤 수준으로 조정될지, 그리고 용산공원 활용 방안이 실제 법 개정과 사업 추진 단계로 이어질지다. 대규모 업무·주거 복합개발과 국가공원 보존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가 맞물린 만큼, 용산 개발을 둘러싼 논의는 주택 공급뿐 아니라 서울 도심의 미래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와도 연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