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운 교수 형사소송법 개정 비판,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 제기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치면서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추진단 초대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형사소송법 개정과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검찰개혁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방식은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는 지적
박찬운 교수는 개정 형사소송법의 핵심인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 단순히 몇 개 조문을 수정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자체가 검사를 수사기관으로 전제한 구조에서 만들어진 만큼, 보완수사권 폐지는 체포와 구속 절차, 사건 송치 이후의 처리, 불기소 사건에 대한 절차 등 형사사법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70년 넘게 유지된 국가 수사 체계를 바꾸는 성격을 갖고 있지만, 충분한 연구와 실무적 검토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은 국민이 직접 영향을 받는 제도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 교수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검찰권 남용을 막으면서도 국가의 범죄 대응 능력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의 개정 방향은 자신이 생각했던 개혁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추진단 사퇴 배경과 검수완박 우려
박찬운 교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검찰개혁추진단 초대 자문위원장을 맡았지만 지난 3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당시 정치권의 검찰개혁 논의가 자신이 기대했던 방향과 달리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 이른바 검수완박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는 것만으로는 한계를 느꼈고, 이후에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사퇴 이후 보완수사권 폐지와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견해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박 교수는 보완수사를 단순한 직접수사와 동일하게 보는 시각에도 반대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검찰이 스스로 사건을 시작하는 수사개시권이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보완하는 보완수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 통제와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우려
박찬운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사라질 경우 경찰 수사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은폐된 사실이 있을 경우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경찰이 보완수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경우 검사가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지만, 박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구속 사건처럼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관을 변경하는 절차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중대 범죄만 전건송치 대상으로 정한 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범죄 유형보다는 법정형 등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더 적절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위헌 가능성과 향후 법적 쟁점도 언급
박찬운 교수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관련해 위헌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헌법이 규정한 영장청구 절차와 검사의 역할을 고려할 때, 검사의 수사 기능을 입법만으로 모두 제한할 수 있는지는 헌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검사들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거나,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적용된 사건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 또는 헌법소원이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에 따라 개정 법률이 실제 시행된 이후 헌법적 판단이 이뤄질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서 2022년 검사의 수사 착수 범위를 제한한 법률 역시 헌법재판소 판단을 거친 바 있다. 박 교수는 이번 개정은 당시보다 더 넓은 범위의 변화인 만큼 새로운 법적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월 시행 앞둔 형사소송법, 향후 운영이 관심
개정 형사소송법은 국회를 통과한 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도 추진되고 있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찬운 교수는 정부가 시행 전까지 하위법령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비해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률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시행령만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형사소송법 개정과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제도 시행 이후 형사사법 절차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될지, 그리고 국민들이 어떤 변화를 체감하게 될지가 향후 중요한 관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