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7월부터 무엇이 달라지나? 의료계·환자 반발

7월부터 도수치료가 비급여에서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의료 이용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정부는 도수치료 과잉진료를 줄이고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의료계와 환자들은 치료 선택권과 진료권이 제한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도수치료 관리급여 제도의 핵심 내용과 달라지는 점, 그리고 의료계와 환자들이 반발하는 이유를 함께 살펴본다.
도수치료 관리급여란 무엇인가
정부는 과잉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기 위해 관리급여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관리급여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이에 따라 도수치료가 새로운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관리급여는 기존 비급여와 달리 정부가 일정한 진료 기준과 가격을 관리하는 제도다.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95%가 적용되며, 치료가 필요한 기준과 인정 횟수도 함께 관리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통해 의료 이용의 적정성을 높이고, 실손보험을 이용한 과잉진료를 줄이는 동시에 비급여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무분별한 진료를 방지하고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7월부터 달라지는 도수치료 기준
도수치료는 병원마다 비용 차이가 매우 큰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이었다. 같은 치료라도 의료기관마다 가격 편차가 컸고, 일부에서는 실손보험을 활용한 과잉진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관리급여 시행 이후에는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주 2회, 연간 15회로 제한된다. 다만 수술이나 골절 이후 관절 구축 또는 강직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연간 최대 24회까지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올해는 제도가 7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연말까지도 연간 기준인 15회를 그대로 적용한다.
정부는 도수치료가 다양한 재활치료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고려해 우선 기본적인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약 2주간 시행한 뒤 효과가 부족할 경우 도수치료를 실시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또한 치료 효과와 경과를 기록하는 의무도 새롭게 도입된다.
반면 피로 회복이나 체형 교정 등 개인적인 목적의 도수치료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며, 기존처럼 횟수 제한 없이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면 받을 수 있다.
의료계가 관리급여에 반대하는 이유
대한의사협회는 관리급여 제도가 국민의 치료 선택권과 의사의 전문적인 진료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관리급여가 단순한 건강보험 제도 개편이 아니라 의료 현장의 진료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환자마다 통증의 원인과 치료 기간, 필요한 횟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질적인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관리급여 적용으로 수가가 낮아질 경우 의료기관이 도수치료를 계속 운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는 7월부터 도수치료를 중단한다고 공지했으며, 중증·희귀질환 환자를 중심으로 재활치료 체계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도수치료 비중이 높은 일부 개원가에서는 치료 축소나 중단 사례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환자들은 왜 우려하고 있을까
환자들은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
영유아 사경 치료를 받는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다니던 병원으로부터 도수치료 중단 안내를 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보호자는 관리급여 기준상 사전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하지만 영유아에게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처럼 비급여로 치료를 받는 것도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사례가 공유되면서 치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정책을 재검토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일부 보험사기나 불법 의료기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환자의 치료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하며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정부 "현장 의견 반영해 제도 보완 검토"
정부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이후 운영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제도는 3년 주기로 평가하며, 필요할 경우 급여 기준과 운영 방식을 보완할 계획이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제기되는 의견을 검토해 건강보험 적용 횟수나 세부 기준을 조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학회와 논의를 거쳐 더 많은 환자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수치료 관리급여는 의료비 부담 완화와 과잉진료 방지라는 정책 목표를 담고 있지만, 치료 접근성과 의료 현장의 현실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제도 운영 과정에서 의료계와 환자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 그리고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어떤 방향으로 보완될지가 중요한 관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